극장에서 광장으로! - 영화 <꿈의 제인> 후기

[거짓 역사의 기록 영화 꿈의 제인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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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렇게 한 번 행복하면 됐죠그럼 된 거예요우리 죽지 말고 불행하게 오래 오래 살아요그리고 내년에도내후년에도또 만나요.”

 

지난 5월 29영화 꿈의 제인이 영화관에 개봉했습니다조현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이민지 배우구교환 배우이주영 배우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신선한 연출독특한 캐릭터밀도 높은 내용 구성으로 일찌감치 부산국제영화제서울독립영화제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꿈의 제인은 가출청소년 소현(이민지 분)과 지수(이주영 분), 그리고 트랜스젠더 여성 제인(구교환 분)이 어떻게 하면 사람들과 같이 살아갈 수 있는지’ 고민하고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그립니다가출 이후, ‘사람들과 같이 있기 위해’ 가출팸에 들어간 소현동생과 같이 있기 위해 돈을 벌 목적으로 가출팸에 들어간 지수그리고 이태원의 클럽에서 공연을 하는 트랜스젠더 여성 제인. ‘꿈의 제인은 이 세 사람과 그들 주변인들을 감싸고 있는 거짓’, ‘소외’, ‘불행이라는 현실을 통해 진실’, ‘더불어 사는 삶’, ‘행복이라는 꿈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 영화 줄거리

 

 

 

 

 

꿈의 제인에서는 꿈과 현실과거와 현재미래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특히 같은 팸에 있던 소현과 지수가 어느 순간부터 서로를 알아보지 못 하고공간과 소품이 비현실적으로 겹치는 데에서 시공간에 대한 혼란은 극대화합니다.

영화는 크게 3부로 나뉘는데여러 가지 장면을 종합적으로 생각했을 때 영화의 시간은 역순으로 흐르는 것으로 보입니다다시 말해 영화의 시간은 3, 2, 1부 순으로 흐릅니다. 3부에서는 소현과 제인의 첫만남이 이루어지고, 2부에서는 병욱팸에 들어간 소현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그리고 1부는 소현의 꿈으로 구성됩니다그리고 영화 전반에 걸쳐소현은 나레이션을 통해 누군가에게 편지를 씁니다.

 

 

 

1뉴월드

 

가출 이후 정호(이학주 분)와 함께 모텔에 살던 소현은 어느 날 정호가 일하는 클럽 뉴월드에 따라가게 됩니다먼저 가있으라는 정호의 말에 홀로 밖으로 나온 소현을 누군가 불러 세웁니다.

!”

정호를 좋아하는 제인은 처음 보는 소현을 따라 나와 손목에 클럽 입장 도장을 찍어줍니다도장의 문구는 ‘UNHAPPY'. 도장 덕에 클럽에 들어간 소현은 제인의 공연을 보게 됩니다노래를 하기 전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제인.

"저는 처음부터 진실하지 않았어요제가 처음 배운 말은 거짓말이었대요. (중략어쩌다 이렇게 한 번 행복하면 됐죠그럼 된 거예요우리 죽지 말고 불행하게 오래 오래 살아요그리고 내년에도 내후년에도또 만나요."

이 이야기로부터소현의 편지가 시작됩니다.

 

 

 

2병욱팸

 

소현과 모텔에서 지내던 정호는 어느 밤 소현이 자는 틈을 타 도둑처럼 소현을 버리고 도망갑니다그렇게 혼자가 된 소현은 사람들과 같이 있고 싶어서’ 가출팸을 찾고마침내 병욱이 아빠 역을 맡고 있는 병욱팸에 들어가게 됩니다.

병욱팸에서 소현은 가혹한 현실을 마주합니다팸 구성원들로부터 폭력을 당하고돈을 벌기 위해 성매매를 합니다그러던 중 지수가 병욱팸에 합류하게 되고소현은 자신을 친동생처럼 대해주는 지수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그러나 지수와 소현은 너무 이른 이별을 맞습니다지수와의 이별 후 다시 혼자가 된 소현.

소현은 다시 뉴월드를 찾아갑니다.

 

저는 뉴월드에도 가봤어요거기라면 누구라도 있지 않을까누구라도 날 데려가주지 않을까기대했거든요.”

 

그러나 제인을 찾지 못 하고다시 사람들과 같이 있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칩니다그러나 소현은 같이 있기 위해’ 한 거짓말들로 인해 끝내 홀로 남고 맙니다.

 

방법을 모르겠어요어떻게 해야 사람들이랑 같이 있을 수 있는지.”

 

 

3제인팸

 

소현은 꿈을 통해 자신이 꿈꾸는 공동체를 구현해냅니다제인이 팸의 엄마를 맡고자신이 정서적 유대감을 갖고 있던 지수대포(박강섭 분), 쫑구(김영우 분)가 더불어 팸을 구성합니다제인과 소현은 함께 정호를 찾아 헤매는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습니다.

 

이건 내 생각인데난 인생이 엄청 시시하다고 생각하거든태어날 때부터 불행이 시작돼서그 불행이 안 끊기로 쭉 이어지는 기분근데 행복은 요만큼드문드문 있을까말까이런 개같이 불행한 인생 혼자 살아 뭐하니아무튼 그래서 다 같이 사는 거야.”

 

그러나 소현은 또 한 번 같이 있기 위한’ 거짓말을 하고결국 제인과도 이별을 맞습니다제인과 이별하며 소현의 꿈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2. 주제의식

 

 

 

 

 

이 영화를 관통하는 네 개의 단어를 꼽자면 거짓’, ‘소외’, ‘불행’, ‘현실’ 또는 진실’, ‘더불어 사는 삶’, ‘행복’, ‘이 아닐까요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거짓말을 통해 소외되고소외로 인해 불행한 현실을 살아갑니다그리고 진실이 선사하는 더불어 사는 삶그로인한 어쩌다 한 번의 행복을 꿈꿉니다.

 

 

거짓으로 인한 소외

 

왼쪽 새끼발가락이 없는 소현불편하진 않느냐는 제인의 물음에 소현은, ‘불편하진 않은데왼쪽 새끼발가락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가끔 발가락이 있는 것처럼 가려울 때가 있다고 답합니다. ‘으응.’하며 끄덕이는 제인발가락이 없는데 가끔 있는 것처럼 가렵다는 자신의 말이 이상하지 않느냐는 소현에게 제인이 대답합니다.

 

아니하나도 안 이상한데나도 그런 게 있어내가 아무리 없다고 해도 사람들 눈에 보이니까 있는 게 되는그래서 내가 거짓말한 게 되는 그런 쏘 스페셜한 게 있거든.”

 

눈에 보이는 대로 믿어버리는 사람들그리고 자신의 진실을 직시할수록 거짓말쟁이라고 손가락 받는 소현과 제인소현과 제인은 진실할수록 거짓될 수밖에 없는 모순된 숙명을 안고 살아간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숙명적 거짓은 소현과 제인을 소외시킵니다사람들은 진실하지 못한’ 소현제인과 함께하지 않습니다함께하기 위해서는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소현의 발가락제인의 성정체성으로부터더 넓게는 등장인물 모두가 처한 모든 환경은 숙명적 거짓으로 인한 소외의 현장인 듯합니다그리고 모두가 사람들과 같이 있기 위해’ 필사적으로 거짓말을 하는지도 모릅니다.

 

 

소외로 인한 불행

 

영화에서 소외는 거진 불행으로 이어집니다사회로부터의 소외로 인한 불행은 제인의 대사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납니다.

 

저는 처음부터 진실하지 않았어요제가 처음 배운 말은 거짓말이었어요. (중략특히나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제 곁을 떠났어요그들 중 몇 명은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넌 영원히 사랑받지 못 할 거야넌 사랑받기 위해 누군가를 사랑하거든'. 그래서 저는 혼자 살아가고 있습니다. (중략어쩌다 이렇게 한 번 행복하면 됐죠그럼 된 거예요우리 죽지 말고 불행하게 오래 오래 살아요그리고 내년에도 내후년에도또 만나요.”

 

등장인물들은 이러한 불행으로부터 벗어나 더불어 사는 행복을 찾기 위해 발버둥 칩니다그 과정에서 스크린은 아픈 이별눈물체념서글픈 눈빛으로 범벅이 됩니다.

 

 

더불어 사는 삶을 통해 얻는 행복

 

소현이 꿈을 통해 구현해낸 제인팸은 더불어 사는 삶이 주는 행복을 온몸으로 보여줍니다따뜻하거나 또는 환상적인 조명으로 가득한 소현의 꿈속에서 팸의 구성원들은 마음 놓고 진실할 수 있습니다현실에서 본 다양한 장소와 소품들심지어 인물들까지 꿈을 통해 재구성됩니다대사 하나하나장면 하나하나가 아까울 만큼 예쁘고 무겁습니다.

 

이거 봐봐케이크가 몇 조각 남았니세 조각넷 중 하나라도 케익을 포기하게 하면 안 돼차라리 셋 다 안 먹고 말아야지그치인간은 시시해지면 끝장이야.”

 

우리가 겪는 사회적 차별소외배제는 어쩌면 우리에게 입혀진 숙명적 거짓으로 인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제인의 말처럼 내가 아무리 있다고 해도사람들 눈에 안 보이니까 없는 게 되는그래서 내가 거짓말 한 게 되는’ 그런 진실 내지는 거짓 말입니다우리는 소외와 배제사회적 차별로 인해 좌절하고슬퍼하며불행하다고 느끼곤 합니다우리는 이러한 불행을 직시하는 한편 행복을 되찾을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영화가 이야기하는 더불어 사는 삶은 그 방법인 동시에 최종적인 목표로서의 행복’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앞서 이야기한 숙명적 거짓에 대한 올바른 인지와 진실에 대한 무한한 인정은 우리로 하여금 더불어 사는 삶’, ‘행복을 회복할 수 있게끔 도와줄 겁니다그리고 마침내 얻어낸 어쩌다 한 번의 행복으로 우리는 삶을 지속하고행복의 시공간인 ’ 내지는 뉴월드를 꿈꿀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죽지 말고 불행하게 오래 오래 살아요그리고 내년에도 내후년에도또 만나요이곳 뉴월드에서.”

 

아직 보지 않았다면 반드시이미 보았다면 다시 한 번 제인과 만나보았으면 좋겠습니다다같이 뉴월드에 모여 진실한 꿈을 꾸고행복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 계속 살아갑시다숙명적 거짓을 이해하고만남이 주는 어쩌다 한 번의 행복을 사랑하며그리고 어쩌다 한 번 행복한 어느 날 또 하나의 뉴월드광장에서 만납시다

 

 

 

 

 

 

글 | 정민성

이미지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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