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3가의 대표적인 게이바 "프렌즈"의 천정남님 인터뷰

 

 

천정남님은 종로3가의 게이 바 프렌즈를 운영하고 계시고매해 퀴어문화축제를 비롯한 성소수자 단체들에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해주고 계신다또한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1세대 활동가이시기도 하다이러한 그의 이력 때문에프렌즈는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사랑방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천정남님.jpg

 

 

 

은석: 천정남님께서는 퀴어문화축제를 비롯한 성소수자 단체들에게 늘 적지 않은 금액을 후원해주시는데요이런 질문 이상하시겠지만이렇게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이유가 따로 있으신가요?

 

천정남: 후원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성소수자 인권운동은 우리 삶을 좀 더 나아지게 하고인권운동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단체들이 필요하고그 단체들에게는 활동가들이 필요하니까요활동가들이 열심히 활동하려면 재정적인 뒷받침이 되어야하고요.

 

후원할 수 있는 사람들이 후원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은석: 천정남님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후원을 많이 해주곤 하시는데요그중에서도 천정남님의 스케일은 남다르시잖아요혹시 98년에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대표로 활동했던 경험과도 연관이 있을까요?

 

천정남: 아마 제가 친구사이 5대 대표였을 거예요제가 한국 동성애자 인권운동의 1세대라 할 수 있습니다그래서 당연히 모범을 보여야 한다 생각하고요앞으로도 우리가 보여주는 활동·후원들이 지금의 활동가들이나 미래의 활동가들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죠우리가 한창 활동하던 당시보단 나이도 들었고경제적으로도 좀 나아져서 후원으로 더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은석: 친구사이의 수영 소모임인 "마린보이"도 98년에 천정남님께서 만드셨다고 들었습니다마린보이는 지금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모임이고요처음에 어떤 계기로 모임을 꾸리게 되셨나요?

 

천정남: 처음엔 친구사이에서 친한 멤버들끼리 동네에서 저녁마다 수영을 같이하던 게 계기가 돼서 모임을 만들었어요당시에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인권운동을 무서워하고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마린보이 같은 모임은 사람들이 좀 더 편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거든요.

 

마린보이의 기존 회원들이 친구사이 핵심 회원이었기 때문에 뒤풀이를 가지며 신입회원들을 자연스럽게 친구사이로 이끌 수 있었죠그러면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됐습니다퀴어퍼레이드 땐 핫팬츠 등으로 옷을 맞춰 입고 라인댄스도 같이 췄고요초창기 몇 년 동안에는 마린보이가 친구사이 주축이었죠마린보이가 어느 정도 잘 되면서 게이코러스 "지보이스"도 만들게 되었고마린보이 멤버들이 지보이스 멤버도 되어서 잘 활동하고 있고요.

 

 

은석: 저는 아무래도 친구사이를 바깥에서 보는 입장인데요성소수자 단체들 중에서도 친구사이가 특별한 위치에 있더라고요커뮤니티 중심적이면서도 그걸 인권운동으로 풀어나가는 점이 친구사이의 가장 큰 특징이고친구사이가 친근한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된 이유인 것 같아요예전의 친구사이 소식지를 봐도커뮤니티와 인권운동의 간극을 좁히려고 계속 노력한 것 같던데그런 고민의 지점들이 천정남님께도 늘 있으실 것 같습니다.

 

천정남: 커뮤니티와 인권운동 사이의 간극은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굳이 성소수자 인권운동이 아니더라도 모든 운동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깥에서 바라보죠앞으로 시간이 많이 흐르면 지지자들이 더 늘어나긴 하겠지만그렇다고 해서 모든 커뮤니티의 구성원이 비약적으로 인권운동에 관심을 가지거나 뛰어들진 않겠죠.

 

그래도 과거와 비교해보면 고무적인 게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참여를 하지는 않더라도후원은 많이 하는 것 같더라고요당장 퀴어문화축제를 보더라도지역·직업별 등으로 모임을 꾸려서 후원하는 걸 보면 고무적이라 말할 수 있겠죠.

 

가게 오는 손님들한테도 늘 후원을 제안하곤 합니다안타까운 경우도 있습니다단골이고나름 친하다고 생각한 손님들에게 보통 후원을 제안하는데딱 거절당했을 때는 당황스럽더라고요더 안타까운 건 그러고 나서 그 손님들도 가게를 다시 안 오십니다물론 놀러 왔는데 후원 제안을 하면 손님 입장에선 불편하겠죠그래서 친하다고 생각한 손님들에게 제안하는 건데...

 

 

은석: 사업하시면서 후원을 직접적으로 제안하시는 분은 천정남님 밖에 못 본 것 같아요그래서 그런지 저에게 프렌즈는 활동가들이 많이 찾아오는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사랑방이란 느낌이 있어요.

처음 오픈하실 땐 친구사이 대표 임기가 끝난 후였잖아요그때 구상했던 프렌즈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천정남: 저는 어쨌거나 활동을 했던 사람이고계속 인권운동에 관심이 있고결국 지금도 그 안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게이 바 운영을 '이 또한 인권운동의 일환'으로 여겼죠여기서 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으니까 이 사람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인권운동에 대한 생각들비전들고민들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고그러면서 사람들의 얘기를 참고해가며 활동에 반영할 수 있겠다생각했죠. -지금도 그렇지만초창기에는 자신의 성정체성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었기 때문에 제가 그 사람들에게 상담을 해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친구처럼그래서 가게 이름을 프렌즈라고 지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프렌즈는 다른 가게들이랑 차이점이 있어요예를 들면포스터 하나를 붙이더라도 인권운동에 관련된 포스터만 가게에 붙입니다그저 상업적인 건 안 붙입니다애초에 만들었던 목적이 인권운동을 위해서였으니까지금도 거기서 크게 벗어날 마음은 없고요이왕이면 많은 사람들에게 프렌즈라는 곳이자신이 놀러만 가도 인권운동에 일정 정도 기여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되었음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손님들이 우리 가게 와서 돈을 쓰면저는 돈을 벌고그걸 다시 인권운동에 일정 정도 좋게 쓰고 있습니다.

 

 

은석: 제가 알기로는 프렌즈가 원래는 소주방이었고, 1층에 오픈된 인테리어를 한 종로3가 최초의 게이업소라고 알고 있습니다다들 숨기는 데 급급했을 때어떻게 이런 인테리어를 실행할 수 있었나요?

 

천정남: 처음부터 종로3가에 없던 콘셉트였죠지금 종로3가에 흔한 형식의 소주방도 프렌즈가 처음이었습니다예전엔 식당 같은 느낌의 소주방들만 있었는데지금 20대들이 많이 가는 모던한 느낌의 소주방은 프렌즈가 처음이었어요.

 

물론 게이들에게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을 만드는 게 가장 큰 목적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로지 게이들만의 공간으로는 만들지 않았습니다왜냐면 우리 인권운동을 퍼뜨리려면 우릴 지지하는 앨라이(성소수자 인권운동을 지지하는 비성소수자)도 많아져야 하는 거고그들과도 같이 어울려야 하는 건데그러자면 공간적으로도 괜찮아야 하니까요지금도 많은 게이업소들에 여성은 출입할 수 없지만, 프렌즈는 처음부터 모든 손님들에게 열려 있었습니다게다가 우리는 처음부터 1층에 자리 잡고 당당히 무지개 깃발을 걸고 영업했습니다.

 

 

 

 

 

은석: 이런 콘셉트의 게이 바가 지금은 종로3가에 많아졌지만그 당시에는 불편해하는 손님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천정남: 당연히 불편하다는 손님들 많았고 무지개 깃발 떼라는 손님들도 많았죠그럼 저는 그냥 "아무도 몰라요아는 사람들만 알아요~" 그랬고요그런데 어느 날 출근했는데 여러 개 달렸던 무지개 깃발이 없어진 적이 있었어요물증은 없었지만 그냥 불편했던 누군가가 떼버렸거니생각했습니다.

 

요즘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으니다른 게이 바들도 다 무지개 깃발 달았으면 좋겠어요.

 

 

은석: #프렌즈는갤러리다 해시태그를 요즘 밀고 계십니다프렌즈가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나요?

 

천정남: 프렌즈가 미래에 대한민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사에서 중요한 공간이었다는 평을 받을 수 있었으면,하는 바람이 있습니다그저 생겨났다 없어지는 그런 게이 바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한국의 게이 바라고 하면 바로 프렌즈가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그러기 위해서 지금도 활동·후원들을 해나가고 있고요.

 

프렌즈가 오래된 가게이긴 하지만 많은 시간이 흘러도 이 자리에 프렌즈란 이름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그래서 더더욱 늘 새로운 걸 만들어내야 하고요프렌즈라는 공간은 그대로 유지하되너무 정체되어 있으면 안 되니까 소프트웨어를 계속 변화시키고 있어요그래서 올해부턴 성소수자 창작자들의 전시를 계속 해나갈 계획입니다.

 

 

은석: 프렌즈를 만드셨을 당시의 소망대로천정남님은 손님들에게 상담도 많이 해주시는데요예전에 천정남님께서 "게이커플은 짧게 연애한다그거 편견이야"라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납니다본인도 인생의 파트너를 만나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계시고요이러한 편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천정남: 요새는 이성애자들도 다 짧게 연애하잖아요그런데 게이들은 비교 대상을 결혼한 이성애자 커플로 삼으니까 자신들의 연애가 짧게 느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일반(비성소수자) 부부들은 눈에 흔하게 보이니까요사실 이성애자들도 결혼 전의 연애기간은 굉장히 짧죠제 조카들만 봐도 그래요연애 기간의 길고 짧음이 좋고 나쁨의 문제도 아닙니다본인들이 길게 연애하고 싶으면 사실 노력이 필요한 일이에요연애하면서 늘 좋을 순 없죠좋은 순간 싫은 순간 헤어지고 싶은 순간 다 겪어나가면서 길게 연애하는 거죠.

 

친구사이엔 저희 커플 말고도 오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커플들이 많아요. 10년이 넘은 커플들도 여럿 있고, 7~8년 된 커플들도 많이 있습니다아무래도 친구사이에선 다른 커플들을 보며 배우는 게 있고 같이 고민을 얘기할 수도 있으니 관계를 잘 유지해나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단체에 속하지 않았으니까우리처럼 오래 사귀는 게이 커플을 보기가 힘들어서 "없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많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은석: 친구사이 커밍아웃 인터뷰 1호 인터뷰이세요그때 "게이실버타운"의 원대한 꿈을 말씀하셨는데지금도 그러한 꿈을 꾸고 계신가요?

 

천정남: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실버타운이라고 이름 붙인 건한 지역에 모여 살자이런 뜻이었어요건물 하나에 같이 사는 게 아니라노후에 대한 불안이 이유는 아니었고어쨌거나 다들 여성과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 "가정"을 이루는 삶을 살진 않을 테니까나중에 파트너가 있건 없건 간에 우리끼리 모여서 즐겁게 살자이런 취지였습니다우린 늙어서도 되게 재밌게 살 거 같아요.

 

 

은석: 실례일 수도 있는 질문인데요천정남님께서 생각하시는 본인의 노년의 삶은 어떠해야 한다고 계획하신 게 있나요실버타운 말고?

 

천정남: 농담반 진담반 사람들에게 "나는 100살까지 살 거야!"라고 말해요나중에 나이가 8~90이 되어서도 퀴어퍼레이드에서 신나게 춤추면서 살고 싶습니다어쨌거나 1세대 활동가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고아니면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는 거잖아요이왕이면 좋은 롤모델이 되며 살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지요

 

우리가 20대 때엔 4~50대 게이들의 삶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그런데 지금 20대 게이들은 우리를 볼 수 있어요마찬가지로 우리가 노년이 됐을 때에도 그때의 2~30대 게이들이 '저 나이에 저렇게 살 수도 있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본보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인권운동에 몸으로 못 뛰더라도 후원이라도 열심히 하며 살 수 있으면 좋겠고요.

 

 

은석: 올해부터 활동가들을 위한 기금을 조성한다고 들었습니다구체적으로 어떻게 계획하고 계신지요.

 

천정남: 원래는 연말에 활동가들을 위한 파티를 할까 생각했는데그거 보다는 그냥 돈으로 후원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기획을 변경했고요. 이건 프렌즈와는 상관없이 제가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애초에는 1년에 100만원씩 활동가들을 위한 기금으로 내놓으려고 했는데몇몇 지인들에게 얘기했더니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혀서 금액을 좀 더 키우려고 기획 중입니다. 1년에 300만원 정도 될 것 같습니다앞으로 매년 12월에 전달할 계획입니다하지만 매년 금액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아요어느 해에는 동참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 큰 금액을 기금으로 내놓을 수 있겠고동참하겠다는 사람들이 없으면 저 혼자 100만원을 내놓을 수도 있는 것이겠고요물론 제가 늘 사람들을 설득하러 다니긴 할 겁니다.

 

이 인터뷰 나간 뒤에 동참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네요.

 

 

은석: 마지막 질문입니다후원자로서퀴어문화축제 참여자로서 바라는 점이 있나요?

 

천정남: 퀴어문화축제가 규모가 점점 커지다보니 혐오세력도 가시화조직화가 되었습니다퀴어문화축제의 활동가들이 혐오세력에게 위축되거나 상처 받지 말고 더 당차게 해나갔음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신경 쓰지 말고 멋지게 활동하시라!" 이 말을 전합니다.

 

 

 

인터뷰어 | 양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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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5 21:32

[제14호_Special] 퀴어문화축제의 도쿄레인보우프라이드 참가기

지난 5월 6일 7일 양일간 열린 도쿄레인보우프라이드(Tokyo Rainbow Pride, 이하 TRP)에 퀴어문화축제도 참여하고 왔습니다. 퀴어문화축제는 TRP와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올해에는 무려, 세미나와 부스, 그리고 퍼레이드 트럭으로 일본의 많은 분들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사진으로 함께 보시죠. 본 행사 전날이었던 금요일, TRP에서 기획한 레인보우 위크 중에 열린 세미나, “Solidarity Under the Rainbow ~한일 퍼레이드 담화~"에 참여하여, 한국에서의 Pride Parade 개최와 관련한 이야기와 성소수자 인권 현황 등의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양일간 부스에서는 올해의 이벤트와 일정이 적힌 전단지를 배포하고 무지개 깃발과 뱅글을 팔았습니다. 참, 차량 준비도 이날 TRP의 자원봉사자분들과 함께 꾸몄어요! 퍼레이드 날이었던 일요일은, 무대에서 참가자들께 인사...

2017-05-15 16:03

[제14호_News] 2016년 6월 11일 이후의 이야기 (여름편)

올랜도 테러(2016년 6월 12일, 현지시각) 제17회 퀴어문화축제 퀴어퍼레이드의 열기가 채 가라앉을 새도 없이,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게이 클럽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에펠탑에 무지개 조명이 켜지는 등 전세계가 추모의 물결로 뒤덮인 가운데, 한국에 체류하며 성소수자 인권 활동을 펼치던 올랜도 출신 인류학자 티모시 기첸(Timothy Dowager Gitzen)의 제안으로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주최한 추모 촛불문화제가 6월 13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앞 경의선숲길공원에서 열렸습니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 한국 언론은 강력한 범행 동기인 ‘동성애 혐오’를 삭제하고 ‘테러’와 ‘총기’ 문제만을 강조하여 보도해 비판을 받았고요, 가수 지드래곤, 조권 등이 SNS에 올랜도 테러를 추모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악플을 받고 게시물을 삭제한...

2017-05-15 15:05

[제14호_History] 나중에는 없을지도 모르는 그 단어, "퀴어"

16세기 영어에서 최초로 관찰되는 "퀴어"라는 단어는 처음에는 ‘이상한, 독특한’이라는 의미로 쓰이다가, 19세기를 전후하여 여성성을 가진 남성 혹은 동성과 관계를 맺는 남성을 경멸적으로 이르는 말로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20세기에 이르면서 그 사용이 좀더 빈번해지는데, 요즘도 널리 읽히는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홈즈 시리즈 중 <두 번째 얼룩>(1904)에서도 "퀴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윽고 남성 동성애자들을 중심으로 한 성소수자들이 점차 가시화되면서 이들의 호칭이 인버트invert(20세기 초반)-호모homophile(20세기 중반)-게이gay(1960-70년대) 로 변화하는 와중에도, "퀴어"는 꾸준히 남성간의 항문성교나 구강성교를 비롯 시스-헤테로 이외의 존재를 경멸적으로 칭하는 단어로 사용되어 왔었습니다. 그리고 의미의 전복이 일어납니다. 때는 1990년 3월. 미국의 성소수자 단체인 ‘퀴어 네이션’은 1990년 6월에 열...

2017-05-15 14:03

[제 13호] 아시아 프라이드 참여 소식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성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평등한 인권을 쟁취하기 위한 일환으로 아시아의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며 서로간의 교류를 통해 연대하고 있습니다.   올해 공식 참여를 마친 행사로는 도쿄레인보우프라이드, 대구퀴어문화축제, 오사카레인보우페스타, 타이완LGBT프라이드 가 있으며 11월 마지막 주 홍콩프라이드퍼레이드의 참여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참여했던 아시아의 퀴어퍼레이드들을 소개합니다. 네 도시의 퍼레이드에 함께 참여하신 글 쓰는 게이님의 참가기도 함께 소개합니다.     도쿄레인보우프라이드와 퀴어문화축제는 2014년 이후 3년간 서로의 행사에 공식적으로 참여하며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요요기 공원에서 펼쳐진 이틀간의 부스행사에 주최 측 추산 5만 명이 참여를 하였고 퍼레이드...

2016-11-23 19:29

[제12호] Goodbye! 2016 퀴어문화축제!

             Goodbye 2016 퀴어문화축제!    참가시민 5만명, 14개국 대사관 100개 단체, 2.9km 퍼레이드 국내 최대 Queer Party, 1600명 참석, 최고의 LGBT 퍼포먼스 23개국 59작품 퀴어영화제, 관객 2000명, 다회 매진 10인의 퀴어문화 창작자, 예술활동 콜라보 전시 진행       2016년 6월 19일, 퀴어영화제 폐막작 <맞춤 수트>의 상영을 끝으로, 제17회 퀴어문화축제의 공식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서울시청 광장에서의 축제와 여러 공간에서 진행된 전시, Sevit섬에서의 파티, 그리고 나흘간 진행되었던 영화제. 퀴어라는 이름 아래 모두 다 같이 즐겁게 뛰어 놀 수 있었던 축제였습니다.   11일 서울시청광장에서는 5만명의 시민들이 14개국의 대사관을 비롯한 100여개의 단체의 부스를 둘러보며 축제를 만끽했습니다. 작년보다 늘어난 7대의 차량과 함께 도심 2.9km를 퍼레이드 하며 퀴어의 존재를 드러냈습니다.   같은 날 저녁 한강 수상섬...

2016-06-23 00:56

[제11호] 퀴어문화축제 온라인 뉴스레터 제11호가 발행됐습니다

    [제11호_NEWS] 퀴어영화제 막을 올리다!   [제11호_HOT] Goobbye! 2016 퀴어퍼레이드&애프터파티 by 김민수   [제11호_Culture] 이번 주말 어떤 퀴어영화를 볼까? -퀴어영화제 출품작 상세 소개   [제11호_People] 퀴어영화<울트라 블루>의 닉 네온(Nick Neon) 감독 인터뷰   [제11호_People] 퀴어영화 <앨리스 : 계절의 틈>의 채가희 감독 인터뷰    

2016-06-17 19:26

[제11호_NEWS] 퀴어영화제 막을 올리다!

6월16-19일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 2관 퀴어한 영화잔치 퀴어영화제가 열여섯 번째 막을 올렸습니다 23개국에서 엄선된 59작품 다양한 장르의 퀴어영화를 지금 만나보세요     <KQFF?> 한국퀴어영화제(KQFF)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섹슈얼을 포함한 성소 수자의 삶을 밀도 있게 바라보는 영화제입니다.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높이고 성소수자의 인권과 문화 증진을 위해 매년 6월 개최되고 있습니다.         < 2016 제16회 퀴어영화제 전체 프로그램>   이번 영화제는 알찬 프로그램들과 다양한 색깔의 퀴어영화를 맛볼 수 있게 구성하였다. 4일 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영화 한 편 한 편이 주는 의미와 감동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 하기 위하여 영화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하였다.     ▷23개국 59개의 작품 수 올해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의 특징은 해외까지 공모를 확대했다는 것이다. 이에 59개국에서 만 들어...

2016-06-17 19:22

[제11호_HOT] Goodbye! 2016 퀴어퍼레이드&애프터파티

    지난 11일, 퀴어문화축제가 시청광장의 퍼레이드를 통해 그 막을 올렸습니다. 잠깐잠깐씩 내렸던 소나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자리를 지켜주시고 즐겨주셨습니다. 5만명이 참여했던 퀴어퍼레이드의 순간을 여러분들께 사진으로 전해드립니다. 글,그림_김민수     z                     퍼레이드의 열기를 이어가는 퀴어문화축제 공식 애프터파티 Private Beach 또한 성대히 치뤄졌는데요 한강 Some Sevit에서 이루어진 Full Moon Party의 순간들도 함께 전해드립니다!               퍼레이드, 그리고 파티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멋지고 예뻤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이 멋진 행사를 위해 정말 고생하신 기획단분들과 자원활동가 분들께 감사를 전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내년에도 즐겁고 웃는 모습으로 퍼레이드와 파티에 참여해 주세요!                 

2016-06-17 19:02

[제11호_Culture] 이번 주말 어떤 퀴어영화를 볼까? -퀴어영화제 출품작 상세 소개

(폐막작: 맞춤 수트)   이번주가 아니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는 작품들 제16회 퀴어영화제 출품작을 하나하나 소개해드립니다   23개국 59개 작품 당신이 보지 않는 동안 / 차이니즈 클로짓 / 안녕 아침, 저녁 / 내 것이 되는 시간 / 잔디를 밟지 마시오 / 도덕적으로 올바른 뮤지컬 / 카르미나 부라나 / 지하철에서 함께 보깅을 / 와샤키와 그의 젖은 손 / 타이피스트의 고백 / 거울 너머 / 드라이크리크의 성자 / 고집불통 미스 엠 / 범인 / 피콕 / 컨티넨탈 호텔의 밤 / 베일에 싸인 / 비. / 드랙드 / 도즈 피플 / 이반검열1 / 이반검열2:out / 에스프레소 도피오 / 첫돌 / 훠궈 / 잠깐의 드라이브 / 빅타임-별 볼 일 없는 일기 / 룩스 / 하비에르 / 마스카라 / 부드러운 피부, 잔인한 시선 / 무지개 아버지 / 고백 / 오픈 / 우리에 대한 어떤 것 / 울트라 블루 / 불온한 당신 / 하워드 삼촌 / 네 개의 달 / 상가일레의 여름 / 부동멜론 / 피의 욕...

2016-06-17 18:14

[제11호_People] 퀴어영화<울트라 블루>의 닉 네온(Nick Neon) 감독

다양해진 소통매체로 사람들과의 만남은 이전보다 쉬워졌다. 하지만 우리안의 쓸쓸함은 여전히 자리하고 있고, 이를 보듬기는 더 힘들어진 것만 같다. 영화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감독이 사랑하는 이와의 관계에서 머뭇거리는 순간, 지독하게 찌질한 순간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왠지 자조 섞인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회색도시를 채색하고 싶은 우리를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영화 <울트라 블루>는 이러한 쓸쓸함을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는데, 사랑 후의 쓸쓸함을 날카롭고 감각적인 연출로 담아낸 닉네온 감독에게 영화에 대해 물어보았다.     울트라 블루 / Ultra Bleu 감독 닉 네온 | 섹션 - 국내단편 1 :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16/18 토 16:45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 2관     Q1_안녕하세요 감독님. <울트라 블루>라는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울트라 블루>는 제 20대 시절의 젊음과 좌절을 분출...

2016-06-17 16:18

[제11호_People] 퀴어영화 <앨리스 : 계절의 틈>의 채가희 감독

  <앨리스 : 계절의 틈>에서 풋풋한 설렘이 느껴지는 것은 여고생의 이야기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제 우리의 관계는 연애라고 명명하기 전, 상대방 주위를 맴돌며 혼자 감당해야 하는 망설임, 질투, 제어할 수 없는 미소로 돌아간다. 좋아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은 기쁨이고, 아직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없기 때문에 풋풋한 설렘이다. ‘내가 널 좋아한다’ 또는 ‘우리는 이제 연인이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기 이전의 감성을 잘 담아낸 작품 <앨리스 : 계절의 틈> 채가희 감독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리스 : 계절의 틈/Alice : Crack of Season 감독 채가희 | 섹션 - 국내단편2:새로운 시작 6/19 일 15:10 롯데시네마 브로드웨이 2관     Q1_먼저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떤 감정에 대해 얘기하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이번엔 어떤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지 생각하면서도 앨리스 이전까지의 영...

2016-06-17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