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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제5호] KQCF Now 사랑하라 저항하라 퀴어레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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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저항하라 퀴어레볼루션!


3월 중순, 제 16회 퀴어문화축제 슬로건 디자인이 공개되었습니다. 슬로건 디자인은 홈페이지부터 포스터, 티셔츠에 이르기까지 축제 내내 함께하는 이미지입니다. 그래서 축제를 기다리는 많은 분들의 주목을 받으며 축복 속에 화려하게 등장해야 하건만… 올해는 축제 장소 선정 관련 이슈에 묻혀 축제 공식 SNS 계정의 프로필 이미지로 조용히 나타났습니다.


어마무시하게 귀엽고 깜찍한 올해의 슬로건 디자인! 이제라도 선 하나 점 하나에 담긴 의미와 예쁨을 알아볼까요?


우선 한 해에 한 문장을 선정하는 퀴어문화축제 슬로건이 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조건에 부합해야 합니다. 첫째, 그 해의 퀴어 사건/사고/이슈를 반영한 우리의 바램 혹은 생각을 잘 담아냈는가. 둘째, 입에 착 달라붙어 축제 내내 신나게 외칠 수 있는가. 이외에도 온갖 자잘한 요소들까지 따져가며 기획단 전체가 모여 회의를 하고 한 해의 슬로건을 정합니다. 아이디어와 까임이 오가는 훈훈한 과정 속에 탄생한 2015년 제16회 퀴어문화축제 슬로건은 '사랑하라, 저항하라, 퀴어레볼루션' 입니다.



이 문구로 만들어진 슬로건 디자인은 사랑과 저항 모두를 상징합니다. 깜찍하게 웃고 있는 하트처럼 보이는 이미지는 Ω(옴)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익숙한 듯 낯선 글자 Ω(옴)이란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전기저항의 단위입니다. 퀴어문화축제의 지니어스 디자인팀에서는 '저항'을 나타내는 Ω(옴)을 '사랑'을 뜻하는 하트모양으로 변형시켜 '사랑하라 저항하라'는 슬로건을 심플하고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살아 돌아와도 감탄할 법한 미니멀리즘이 아니겠습니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퀴어레볼루션(QUEER REVOLUTION)'이라는 텍스트 속에 사랑과 저항이 다시 한번 담겨 있습니다. 혁명을 뜻하는 '레볼루션(revolution)'을 뒤집어보면 'noituLOVEr'라는 글자가 되고, 여기에 담겨진 '사랑(LOVE)'을 강조하였습니다. 볼드로!!


이렇게 탄생한 새 슬로건 디자인은 퀴어레볼루션을 이루어 보겠다는 포부와 그 와중에도 발랄함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가 돋보입니다. 'GAY'란 명랑 발랄을 뜻하는 말이니만큼, 올해 우리 더 많이 사랑하고 옴 하트 뿅뿅 날리면서 신나게 저항할 수 있겠지요? 사랑으로 저항을 할 수 있다니 우린 정말 숭고한 존재들인가 봅니다.


지난 해 퍼레이드 당시 사상 최대의 반대 세력을 마주했을 때 우리가 외쳤던 말은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였습니다. 이 슬로건은 우리의 의지를 표현하고, 마음을 모으고, 나아가 그들의 혐오를 이겨내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 퍼레이드를 필두로 대구 퀴어문화축제, 서울시 인권헌장 사태, 그리고 2015년 퀴어문화축제 준비까지 혐오 세력은 매번 조직적으로 우리를 방해하고, 끈질기게 우리 곁에서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혐오과 폭력 앞에 숨지않고 적극적으로 저항하겠다는 뜻이 담긴 새로운 슬로건이 올해에도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고, 뜨겁게 사랑하게 하고, 단단히 저항할 수 있도록 우리의 버팀목이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사랑하라 저항하라 퀴어레볼루션!' 


PS. 2014년도 슬로건 디자인은'LOVE CONQURE HATE' 글자로 이뤄진 예쁜 하트 덕분에 축제 기념 티셔츠 판매에도 큰 공헌을 했지요. 새 디자인도 이렇게 훈훈한 걸 보면, 올해에도 어여쁜 티셔츠와 기념품들이 쏟아질거에요 :D


글 : 홍보팀 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