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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제16호_Culture] 극장에서 광장으로! - 연극 <프라이드>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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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광장으로! - 연극 <프라이드> 후기

 

 

*연극 <프라이드>는 퀴어문화축제의 "프라이드 뱅글" 이벤트를 도와주기도 하셨죠!

우리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 연극 <프라이드>를 보고 왔습니다.



연극 <프라이드>의 시대적 배경은 런던의 1958년과 2017년을 오간다.


1958년의 올리버는 친구의 남편인 필립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자유분방하고 남의 눈을 신경쓰지 않는 올리버와 달리 필립은 가정과 사회적 지위를 지키고 싶어한다.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챈 것은 필립의 아내 실비아다. 필립이 정신과에서 전환 치료를 받으며 괴로워 하는 사이, 실비아는 남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떠나기로 결심한다.


미국에서 동성애가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된 것은 1973년이다. 2017년의 올리버와 필립은 다정한 커플이지만, 남자친구를 두고 집에 스트리퍼를 부르는 등 필립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올리버 때문에 이별의 위기를 겪게 된다. 두 사람과 가까운 친구인 실비아는 둘을 화해시키기 위해서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같이 참가할 것을 제안한다.


동성혼 법제화가 이루어진 1세계에서는 동성애가 금지된 사랑이라는 스토리는 약간 구시대적으로 느껴지는 듯 하다. 하지만 숨겨야 할지도 모르는 사랑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유효하고, 그래서 제작자들은 1950년대의 뉴욕을 배경으로 빌려온 영화 <캐롤>과 마찬가지로 ‘옛날’ 이야기를 통해 현세대의 공감을 끌어낸다.


2017년의 필립과 올리버는 그 어디보다 ‘게이’한 도시 런던에서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이, 그러나 약간의 편견은 겪으면서 자유롭게 연애를 한다. 60년이라는 시간이 만들어낸 차이를 자연스러운 무대 전환을 통해 발랄하게 보여준다.


 

"내가 당신에게 닿을 때까지. 그리고 당신이 당신에게 닿을 때까지’"



과거에는 동성애 자체가 문제였다. 상대방에게 닿고 싶어도 사회가 용인하지 않았다. 사회적 제약이 비교적 사라진 현재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누구와 어울리고 싶은지 등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게 주요한 과제가 된다. ‘내가 당신에게 닿을 때까지, 그리고 당신이 당신에게 닿을 때까지’라는 대사는 시대를 아울러 울림을 준다.


연극의 마지막은 ‘괜찮아요. 괜찮을 거에요.’라는 실비아의 대사와 함께 무대에 무지개 조명을 비추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녀의 바람처럼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더 빠르게 변할 것임을 기대해본다.


 

글 | 김민경

이미지 | 연극열전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