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 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2020-05-17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에서 여러분의 안부를 묻습니다.

매년 맞이하는 날이지만 올해 5월 17일은 어느 때보다 버거운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Transphobia and Biphobia, IDAHOBIT)’ 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990년에 동성애를 국제질병분류목록(ICD)의 정신질환 분야에서 삭제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은 여전히 어둠을 걷고 있습니다. 최근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에 기대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상황를 다루는 언론의 태도는 사회의 불안만을 조성할 뿐이기에 많은 분들이 분노하고 계실 것입니다.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를 일깨우고자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이 지정된지 3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런 혐오를 마주하고 있기에 성소수자들은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존재를 부정하더니, 이제는 존재를 난도질하는 모습에 화가 납니다.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을 향한 모든 폭력과 차별은 사라져야 합니다. 성소수자에게 낙인을 찍었던 의학계의 그릇된 잣대는 부러졌습니다. 어떤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을 가졌더라도 모든 인간은 차별 없이 평등해야한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한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에 여러분의 안부를 묻습니다.


여러분 잘 지내시나요?

지금은 무엇보다 타인과 나에게 친절과 배려, 서로를 향한 위로, 우리 자신과 나의 친구들과 소중한 사람에 대한 돌봄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어려운 시기를 잘 헤쳐 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 시기 잘 이겨내고 무탈한 모습으로 다시 만날 것이기에, 모든 분들의 안전과 평안을 기원하며, 우리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