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퀴어문화축제의 블루드 스폰서쉽 중단 관련 추가 입장문

2019-05-13

 

안녕하십니까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입니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의 지난 5 4일에 낸 입장문에 대해 추가 질의가 있었습니다. 지난 입장문에 대한 추가 설명을 다음과 같이 올립니다.

 

1.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여성의 몸을 도구화하여 착취하는 형태의 대리모 산업에 반대함을 분명히 밝힙니다.

 

2. 앞선 입장문에서 블루드 측의 답변을 그대로 실은 것은, 지난 5 1일 문제 제기가 있을 당시 조직위는 블루드 측에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겠다고 공지를 냈기에, 블루드 측에 관련 답변을 받았다는 점을 명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앞선 입장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지난 입장문에 포함되었던 블루드 측의 답변과는 무관하게 스폰서쉽의 중단을 결정하고 블루드와 관련한 협의를 마쳤습니다.

 

3.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지난 입장문에서합의를 이루기 어렵다는 표현을 쓴 점은 여성 인권 의제를 사회적 합의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 아닙니다. 조직위는 여성 인권은 합의의 대상이 아님을, 그리고 성소수자 인권과 여성 인권은 둘로 나눌 수 없음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결성 당시부터 지금까지 인권의 지평을 넓히고 지지하는 활동으로서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운영하고자 해왔습니다. 이번 스폰서쉽 중단 역시 그 같은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내려진 결정입니다.

 

4. 일부에서 문의를 주신 바처럼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는 표현은기계적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지인가에 대해서는 아니라는 점을 재차 밝힙니다. 왜 이런 표현을 썼는지에 대한 설명을 보충하면, 조직위는 입장문을 내기 전 먼저 여러 여성단체와 관련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조직위에서 대리모는 무조건 나쁘다라는 입장을 낸다면 오히려 향후 한국에서 보다 깊이 다루어져야 할 대리모 관련 담론을 선과 악의 구도로 단순하게 축소해버리는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 담긴 조언을 들었습니다. 만약 조직위가 스폰서쉽 중단을 결정한다면, 자세히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이 오히려 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에 따라 조직위는 최대한 입장문을 간결하게 작성했습니다.

관련 자문을 준 곳과 조직위 모두 여성의 몸을 도구화하여 착취하는 형태의 대리모 산업은 명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직위는 이번 자문을 통하여 재생산권의 확장과 생명공학기술의 발전과정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다양한 양상들과 이에 따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론과 전략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누어지고 있는 상황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는 것은 기계적 중립의 의지도 인권에 대한 유보적 입장도 아닙니다. 자문을 주신 전문가들이 모두 입을 모아대리모 관련하여 매우 복잡한 맥락이 있어서 우리도 단순히 하나로 잘라 말할 수 없고 앞으로 논의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말씀하셨기에, 오히려 저희가 미처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것을 존중하는 차원이었습니다.

 

5. 지난 2000년부터 20년동안 서울퀴어문화축제는 이 땅의 혐오와 차별에 맞섰고 어려움을 극복해왔습니다. 축제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 조직위는 잘 알고 있으며, 처음의 정신을 지켜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첫 입장문에 대한 오해가 불식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2019. 05. 13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